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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2003.05.17 19:15

nami 조회 수:77 추천:7

따가운 햇살이 잠시 물러갔다.
서늘한 바람이 섞이고
차분한 저녁의 막이 드리워진
초여름의 늦은 오후다.

도서관 자리에 앉아서
우적우적 삼각김밥으로 저녁을 해치우고
멍하니 다시 책을 바라보는데
활기라고는 하나도 없이
축 늘어진 칙칙한 잎새.
꼭 내 꼴같다.
차라리 뛰쳐나가 탱탱한 햇살을 잔뜩 들여마실걸.
하루종일 이렇게 시들어 있다가
아침부터 겨우 몇페이지째
도대체 내가 무얼한걸까
종일 시간을 붙잡고 앉아서.

어정쩡한건 싫어. 차라리 폭풍 불고
비바람 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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