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3장.

2001/04/29 15:30 - 김도연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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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노랑 애벌레와 줄무늬는 풀밭에서 즐겁게 놀며 멀고 그리고 살이 쪄 갔고 서로를 사랑했습니다.
들은 순간 순간 모든 애벌레들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것이 무척 기뻤습니다.
얼마 동안은 꼭 천국에 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로 포옹하는 일조차 시들해졌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털 하나하나까지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줄무늬 애벌레는 자꾸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에는 틀림없이 무엇인가 그 이상의 것이 있을 거야.」  
노랑 애벌레는 그가 마음의 평온을 잃고 있음을 알고 그를 더욱 즐겁고 편하게 해 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생각 좀 해봐, 우리가 버리고 떠나온 그 지긋지긋한 혼란의 세계보다 지금이 훨씬 좋지 않니.」 그녀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꼭대기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는 모르잖아. 
   아마도 우리가 내려온 것은 잘못한 일 같아. 이제 우리는 휴식을 취했으니까 그 꼭대기까지 둘이서 올라갈 수 있을 거야.」 
그가 말을 받았습니다.
「나 좀 봐, 글쎄 제발」 하고 그녀가 간청했습니다.  
「우리에겐 훌륭한 집이 있고 그리고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잖아, 그거면 충분한 거지 뭐. 
   우리의 삶은 외롭게 기어오르는 저들 모두의 것보다 훨씬 나은 거야.」
그녀의 확신은 대단한 것이었고, 그래서 줄무늬 애벌레는 그녀의 말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주 잠시뿐이었습니다.
기어오르는 삶에 대한 줄무늬 애벌레의 동경은 날로 더해 갔습니다. 그 기둥의 모습이 그의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그는 그곳으로 기어가서 꼭대기를 쳐다보며 생각에 잠기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그 꼭대기는 구름 속에 가리워져 있었습니다.   
어느 날 기둥 주위에서 쿵! 하는 소리가 세 번 들려오고 줄무늬 애벌레는 이 소리에 놀랐습니다. 
커다란 애벌레 세 마리가 어디로부터인지 떨어져서 쭉 뻗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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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는 죽은 것 같았으나 한 마리는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내가 뭐 좀 도와줄까?」 하고 줄무늬 애벌레가 물어보았습니다.
그는 단지 몇 마디밖에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 꼭대기... 그들은 보게 될 거야... 나비들만이...」
그 애벌레는 숨이 끊어졌습니다.
줄무늬 애벌레는 집으로 기어와서 노랑 애벌레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들은 둘 다 매우 심각했고 말이 없었습니다.
그 알 수 없는 이야기는 무슨 뜻일까?
그 애벌레들이 저 맨 꼭대기에서 떨어졌단 말인가?
줄무늬가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꼭 알아내야겠어. 가서 그 꼭대기의 비밀을 밝혀내고 말 테야.」
그러고는 조금 부드러운 말씨로 물었습니다.
「나랑 같이 가서 도와주지 않겠어?」
노랑 애벌레는 고민했습니다.
그녀는 줄무늬를 사랑했고 그와 함께 있기를 원했습니다.
그녀는 그가 성공하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 그녀는 그 꼭대기가 그 숱한 모든 시련을 치르고 올라가 볼 만한 곳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 역시 「그 위에」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기어다니는 이 삶이 그녀에게도 만족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녀 역시 그 더미가 꼭대기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확신에 찬 줄무늬의 모습을 보니 노랑 애벌레는 가겠다고 동의하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가지 않겠다는 이유를 그가 수긍할 만한 뚜렷한 말로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당황했고 스스로 바보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쩐지, 확신할 수 없으면서 행동하는 것보다는 그냥 기다리는 것,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명할 수도 없었고 증명할 수도 없었지만 - 그리고 그녀의 모든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줄무늬와 함께 갈 수가 없었습니다.
기어올라가는 것이 높은 곳에 도달하는 길은 아니 것만 같았습니다.
「안 가겠어」 하고 그녀는 가슴 아파 하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줄무늬는 그녀를 버리고 기어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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