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3부 [1]

제 3부
[1]

사용자 삽입 이미지조나단은 천천히 플레처를 바라보면서 ‘먼 벼랑’ 위를 선회했다.
이 거칠고 젊은 갈매기는 비행 생도로서는 거의 만점에 가까웠다. 그는 공중에서 힘있고 경쾌하며 또 아주 기민한데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는 비행법의 학습에 열렬한 의욕을 품고 있었다.
지금, 그는 접근해 왔다. 흐릿한 회색 덩어리가 소리를 내며 강하해 오더니, 시속 240킬로미터로 번쩍이듯 조나단 옆을 지나쳐 갔다. 그리고 그는 별안간 다른 연습으로 옮아갔다. 16분할 수직 완횡전이다. 그는 큰소리로 분활 회수를 세었다.
“… 8 … 9 … 10 … .봐 주세요, 조나단. 점점 스피드가 떨어져 가요….11….. 당신처럼 훌륭하게 빈틈없이 정지하고 싶어요…. 12 …… 하지만, 제기랄, 나는 할 수가 없어요 ….. 13, 이 마지막 3회가 …. 없으면 ….. 14 …. 아앗!”
마지막 단계에서의 플레처의 상승 실속(上昇失速)은 자신의 실패에의 분통과 격노 때문에 더욱 나쁜 상태가 되었다.
그는 뒤집히고 내던져져 함부로 회전하며 거꾸로 전락해 가더니, 그의 교사가 있는 데로부터 300미터 아래쪽에서 겨우 자세를 회복해 숨을 헐떡였다.
“나 같은 걸 돌보는 건 시간 낭비예요, 조나단! 나는 글렀어요! 얼간이에요! 몇 번을 해본들 될턱이 없어요!” 조나단은 그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함부로 급상승을 하는 한, 절대로 될 리가 없을 거야. 플레처, 너는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을 때, 이미 시속 65킬로미터는 손해보고 있었던 거야! 유연하게 하지 않으면 안 돼! 견고하게, 그러나 유연하게 말야, 알겠나?”
그는 젊은 갈매기와 같은 높이까지 강하했다.
“자, 이번에는 나와 편대를 지어 해보자. 그리고 그 급상승을 주의해. 유연하게 힘을 빼고 시작하는 거야.”
3개월이 지났을 무렵에는, 조나단의 생도는 다시 여섯 마리가 늘어나 있었다.
모두 추방당한 갈매기들이었는데, 그들은 모두 나는 기쁨을 맛보기 위해 난다는 이 비행에 관한 미지의 새로운 생각에 호기심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 고도한 비행 기술의 연습은 그래도 쉬웠지만, 그 배후에 있는 비행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 한 마리 한 마리가 바로 위대한 갈매기의 사상이고, 자유라는 무한 사상이다.”
조나단은 저녁때 해변에서 되풀이해 말했다.
“그리고 정확한 비행은 우리의 본성을 표현하는 한 단계야. 우리를 제한하는 모든 것을 우리는 제거하지 않으면 안 돼. 우리가 고속, 저속, 곡예 비행을 연습하고 있는 이유….”
이리하여 그의 생도들은 그날의 비행에 지쳐 이내 잠들어 버리곤 하였다.
생도들은 연습을 좋아했다. 왜냐하면 연습은 스피디하고 흥분해 들뜨게 했으며, 교육 과정 때마다 격렬해져 가는 학습에 대한 갈망을 그 연습이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 한 사람, 플레처 조차도 상념에 의한 비행이 바람과 깃에 의한 비행처럼 현실적인 것일 수 있다고 믿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너희의 전신은 날개 끝에서 끝에 이르기까지…”
조나단은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하곤 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형상을 빈, 너희의 생각 그 자체에 지나지 않아. 생각의 사슬을 끊어 버려. 그러면 육체의 사슬도 끊게 돼….”
그러나 비록 그가 어떻게 설명하든지 간에 생도들에게는 그 이야기가 유쾌한 허구의 이야기로밖에는 들리지 않았고, 그들은 자장가 대신 그런 이야기를 더 들려주길 바라는 것이었다.
갈매기 떼에게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왔다고 조나단이 말한 것은 그로부터 겨우 한 달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아직 무리예요!”하고 헨리 칼빈이 말했다.
“우리는 환영받지 못해요! 추방당했으니까요. 우리가 환영받지 못할 곳으로 무리하게 갈 수는 없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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