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1부 [3]

제 1부
[3]


억양을 붙인 엄숙한 목소리가 띄엄띄엄 들려 왔다. ‘너는 갈매기 족의 존엄과 전통을 더럽혔다…’ 불명예의 조목으로 중앙에 끌려 나온다는 것은 갈매기 사회로부터 추방되어 ‘먼 벼랑’에서 혼자 살아가도록 유형에 처해지는 것을 의미했다.

‘조나단 리빙스턴, 너도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다. 무책임한 행위는 보상받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의 삶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알고 있는 것은 다만 우리가 먹이를 찾고, 그래서 가능한 한 살아 남도록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뿐이다.’
‘평의 집회’에서는 결코 대꾸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조나단은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무책임하다고요?’ 그는 외쳤다. ‘여러분, 삶을 위한 의미나 생활의 더 높은 목적을 발견하고 그것을 행하는 그런 갈매기야말로 가장 책임감이 강한 갈매기가 아니겠습니까? 수천 년 동안 우리는 물고기를 쫓아다니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삶의 목적을 갖게 되었습니다. 배우는 일, 발견하는 일, 그리고 자유로이 되는 일이 그것입니다! 나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내가 발견한 것을 여러분 앞에 피력할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갈매기 떼는 돌처럼 침묵에 싸여 있었다. 
‘동포의 인연은 끊어졌다.’ 갈매기들은 서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일제히 거드름을 피며 귀를 막더니 그에게 등을 돌렸다. 
조나단은 그날부터 내내 남은 생애를 혼자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유형의 장소인 ‘먼 벼랑’에 머무르지 않고 더욱 멀리까지 날아갔다. 그의 유일한 슬픔은 고독이 아니라, 빛나는 비행에의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그것을 동료들이 믿으려 하지 않는 일이었다. 그들이 눈을 감은 채 그것을 보려고 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나날을 보내는 동안에 잇달아 새로운 것을 배워 갔다. 그는 유선형의 고속 강하로 해면 3미터 밑에 모여 사는 진귀한 물고기를 발견할 수 있음을 알았다. 이제 살아 남기 위해 어선이나 썩어 가는 빵 부스러기는 필요하지 않았다.
앞 바다로 부는 바람을 이용하는 야간 비행 코스를 정하여, 해 질 때부터 해 뜰 때까지 160킬로미터의 여행을 하면서 공중에서 잠자는 법도 그는 배웠다.
그것은 단순한 육체적 기술이 아니라, 그 자신의 정신력을 콘트롤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다.
그는 그 방법으로 옛 동료 갈매기들이 모두 안개와 비에 갇혀 지상에 웅크리고 있을 때에도 바다 위의 짙은 안개를 뚫고, 그 위의 눈부실 만큼 맑은 하늘로 올라갔다.
그는 또 강풍을 타고 내륙 깊숙이 날아가 거기서 맛있는 곤충을 먹을 줄도 알게 되었다.
전에는 동료 전부를 위해 찾던 것을 지금 그는 자기 혼자를 위해 손에 넣은 것이다.
그는 또 비행의 여러 가지 방법을 배웠다. 그 때문에 치른 대가를 그는 조금도 아까와하지 않았다. 이윽고 조나단은 갈매기의 일생이 그토록 짧은 것은 권태와 공포와 분노 때문이라는 걸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그 세 가지가 그의 마음에서 사라져 버린 뒤, 그는 참으로 길고 훌륭한 생애를 보내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저녁때 그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조나단이 혼자서 사랑하는 하늘을 조용히 활공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다가온 것이다. 
조나단의 양쪽 날개 옆에 나타난 그 두 마리의 갈매기는 별빛처럼 맑고, 높은 밤하늘에 부드럽고 온화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훌륭한 것은 그들의 비행 기술이었다. 두 마리의 날개 끝은 조나단의 날개 끝으로부터 정확히 2쎈티미터 떨어진 위치를 시종 유지하면서 미끄러져 갔다.
조나단은 말없이 그들을 시험해 보았다. 지금까지 어떤 갈매기도 합격한 일이 없는 테스트였다. 그는 양쪽 날개를 뒤틀어, 시속 1.6킬로미터로 속도를 아주 낮추었다. 
눈부시게 빛나는 두 마리의 새들은 그에 맞추어 스피드를 낮추고 유연하게 정해진 위치를 유지하며 날았다. 
그들은 저속 비행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조나단은 양쪽 날개를 접어 횡전하고, 시속 300킬로미터의 급강하를 했다. 
두 마리는 그에 맞추어 완벽한 편대를 지어 번개처럼 강하했다. 마침내 그는 그 속도를 유지한 채 별안간 상승하여 긴 수직 완만 횡전으로 옮아갔다.
두 마리도 그를 따라 미소마저 띄우면서 함께 횡전했다. 
조나단은 수평 비행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말이 없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굉장하군”하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너희들은 누구지?” “너와 같은 무리에서 왔어, 조나단, 우리는 너의 형제들이야.” 그 말은 힘있고 침착했다.
“우리는 너를 더 높은 데로, 너의 진정한 고향으로 데려 가려고 온 거야.” “나는 고향이 없어. 동료도 없어. 나는 추방당했어. 그리고 우리는 지금 ‘성스러운 산바람’의 가장 높은데를 날고 있는데, 나는 이제 더 이상 몇 백 미터도 이 늙어빠진 몸으로는 더 높이 날 수가 없어.” “하지만 할 수 있어, 조나단. 너는 나는 것을 배웠으니까 이 교육 과정은 끝났어. 새로운 교육 과정을 시작할 때가 온 거야.”
지금까지 언제나 그의 머리 속에는 뭔가 곧잘 순간적으로 번뜩였는데, 이때도 조나단은 이내 깨달았다. 그들의 말이 옳다. 자기는 더 높이 날 수 있다. 자기의 진정한 고향으로 갈 때가 온 것이다. 그는 마지막 긴 시선을, 자기가 그렇게도 많은 것을 배운 하늘과 장엄한 은빛 대지에 보냈다. “좋아, 가자.” 마침내 그는 말했다.
그리하여 조나단 리빙스턴은 별처럼 빛나는 두 갈매기와 함께 높이 떠올라 어두운 하늘 저쪽으로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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