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1부 [1]

제 1부
[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 모두 속에 살고 있는 진정한 갈매기 조나단에게···

아침이었다.
그리고 싱싱한 태양이 조용한 바다에 금빛으로 번쩍였다.
기슭에서 약간 떨어진 앞 바다에서는 한 척의 어선이 고기를 모으기 위한 미끼를 바다에 뿌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것을 옆에서 가로채려는 (조반모임)의 알림이 하늘의 갈매기 떼 사이에 재빨리 퍼지며, 이윽고 몰려온 수많은 갈매기 떼가 이리저리 날며 서로 다투어 먹이 조각을 쪼아먹는다.
오늘도 또 이리하여 살기 위한 부산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소란을 외면하고,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혼자 어선에서도 기슭에서도 멀리 떨어져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중 약 30미터의 높이에서 그는 물갈퀴 달린 두 발을 아래로 내린다. 그리고 부리를 쳐들고 양쪽 날개를 비틀듯이 구부린 괴롭고 힘든 자세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날개의 커브가 급하면 급할수록 저속으로 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 그는 볼을 애무하는 바람 소리가 속삭이듯이 낮아지고, 발 밑에서 바다가 잔잔하게 누워있는 듯이 보이는 극한점까지 스피드를 줄여간다.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느라고 눈을 가늘게 뜨고, 숨을 모으고, 억지로 …… 이제 …… 더 …… 몇 미터만 ……
날개의 커브를 더하려 한다.
그 순간, 깃털이 곤두서며 그는 중심을 잃고 떨어졌다. 말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대체로 갈매기라는 놈은 공중에서 비틀거리거나 중심을 잃고 속도를 늦추는 법이 없다.
비행중에 비틀거린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체면을 깎는 일 일뿐만 아니라 수치스러운 일이며 불명예이다.
그러나 조나단은 부끄러워하지 않고 날아오르더니 다시금 날개가 떨릴 만큼 급한 커브를 유지하며, 천천히 속도를 낮춰 가는 것이었다.
천천히, 천천히, 더욱 천천히 – 
그리하여 그는 또 다시 중심을 잃고 바다에 떨어졌다.

아무래도 조나단은 보통 새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갈매기들은 난다는 행위를 지극히 간단하게 생각하여, 그 이상의 것을 굳이 배우려 하지 않았다. 즉 어떻게 해서 기슭에서 먹이가 있는데 까지 날아가 또 돌아오는가, 그것만 알면 충분한 것이다. 모든 갈매기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나는 일이 아니라 먹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별난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먹는 일보다도 나는 일 그 자체였다.
그 밖의 어떤 일보다도 그는 나는 일을 좋아했다. 그런 종류의 생각을 하고 있으면 동료들이 묘한 눈으로 보리라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다. 아무튼 그의 부모들조차도 그가 매일같이 혼자서 아침부터 밤까지 수백 번이나 저공 활공을 되풀이하여 시도하는 것을 보고는 당황하고 있었다. 예컨대 해면으로부터의 높이가 자기 날개 길이의 절반 이하라는 초 저공에서 날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왠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높은 데를 날 때보다도 힘이 덜 들고, 공중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는 것이다. 또한, 그가 활공을 끝내고 착수할 때에는 두 발로 물을 차 물보라를 일으키는 보통 방식이 아니라, 두 발을 몸통에 찰싹 유선형으로 달라붙게 하여 수면에 닿기 때문에, 해면에는 길고 예쁜 항적이 남는 것이었다.
그가 발을 쳐든 채로 해변에 몸통 착륙을 하여, 모래 위에 생긴 자기의 활강 자국을 보측(步測)하는 듯한 흉내까지 냈을 때는 그의 부모들도 당황해했다.
“왜 그러니, 존, 대체 왜 그래?”
어머니는 아들에게 물었다. “왜 너는 다른 갈매기 떼들처럼 행동하지 못하니?” 저공 비행 따위는 펠리컨이나 신천옹(거위보다 살쪘으며, 무인도 등에 서식함)에게 맡겨 두면 되잖니? 그리고 왜 너는 먹지 않니? 바짝 말라 뼈와 깃털뿐이잖아!”
“뼈와 깃털뿐이라도 괜찮아요, 엄마. 나는 내가 공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고 싶을 뿐이예요. 단지 그것 뿐이예요.”
“이봐라, 조나단”하고 타이르는 듯한 어조로 아버지가 말했다.
“머지 않아 겨울이 닥쳐온다. 그렇게 되면 어선도 적어질 것이고, 얕은 데 있는 고기도 점점 깊이 헤엄쳐 들어갈 것이다. 만약 네가 연구해야 한다면 먹이를 연구하고, 그것을 어떻게 얻는지를 연구해라. 물론 너의 그 비행술인가 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나 너도 알다시피 공중 활주를 먹고 살 수는 없지 않니? 안 그래? 우리가 나는 이유는 먹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말아라. 알겠지?”
조나단은 유순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후 며칠 동안 그는 다른 갈매기들처럼 행동해 보려고 이를 썼다. 정말 그는 해본 것이다. 선창가와 어선 주위를 다른 갈매기 떼와 함께 꽥꽥 소리지르고 다투면서 맴돌고 빵 조각과 고기 조각을 향해 급강하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역시 무리한 짓이었다.
“이런 일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하고, 그는 생각하면서 애써 잡은 안초비(멸치의 일종)를 뒤쫓아오는 배고픈 늙은 갈매기에게 휙 떨어뜨려 주었다. 하려고만 들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 나는 연구를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텐데. 배울 건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많지 않은가!
조나단은 다시금 갈매기 떼를 떠났다. 혼자서 바다 멀리 나가 굶주리면서도 행복한 마음으로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 당면한 과제는 스피드였다. 1주일 남짓한 연습으로 그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갈매기보다도 스피드에 관해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300미터의 높이에서 힘을 다해 격렬히 날개 치면서 파도를 향해 맹렬한 급강하를 했다.
그 결과 어째서 보통 갈매기들이 강렬한 가속 급강하를 못하는가 하는 이유를 알았다.
그것을 하면 불과 6초 후에는 시속 110킬로미터를 날아 버리고, 그 스피드로는 날개를 위로 치켜올리자마자 안정을 잃게 되는 것이다.
몇 번이고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능력의 한계를 다하려 하기 때문에, 고속도에 있어 콘트롤을 잃게 되는 것이다. 우선 300미터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처음에는 전력을 다해 수평으로 직진하고, 날개를 치면서 수직 급강하로 옮아간다. 그러면 반드시 왼쪽 날개를 위로 쳐올리려는 데서 움직이지 않게 되고 왼쪽으로 기우뚱하며 흔들린다. 그래서 오른쪽 날개도 위로 치켜올려 균형을 잡으려하면, 번개처럼 일순 격렬히 요동하며 오른쪽으로 나선 상태가 되어 낙하하는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신중히 할 수 없을 만큼 신중하게 양쪽 날개를 쳐 올려 보았다.
그러나 열 번 시도하여 열 번 다 시속 110킬로미터를 넘어선 순간, 회전하는 깃털 덩어리가 되어 콘트롤을 잃고 수면에 거꾸로 처박혀 버렸다.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하고 그는 물에 흠뻑 젖은 채 생각했다.
중요한 점은 고속 강하하는 동안에 날개를 움직이지 않고 있는 일이다. 그렇다, 시속 80킬로미터까지는 날개를 쳐도 그 이상이 되었을 때는 날개를 편 채로 가만히 놓아두면 된다!
600미터 상공에서 그는 다시 해보았다. 몸을 기울여 강하하고 이어 시속 80킬로미터를 돌파하자, 그는 부리를 곧장 아래로 향하고 날개를 완전히 편 채 고정시켰다. 
이렇게 하기에는 굉장한 힘이 필요했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 10초쯤 되자 시속 140킬로미터 이상에 달하고 머리가 멍해졌다. 바로 그 순간, 조나단 리빙스턴은 갈매기의 세계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승리는 순간적인 것이었다. 급강하한 후 수면과 평행으로 날고자 했을 때, 고정시킨 양쪽 날개의 각도를 바꾸려고 한 순간에, 그는 먼젓번과 같은 그 위험한 조종불능의 재난에 빠져든 것이다.
그것은 시속 140킬로미터라는 스피드 속에서 다이너마이트 같은 타격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그리하여 조나단은 파열한 것같이 되어 벽돌처럼 단단한 해면에 세차게 곤두박질친 것이다.
그가 의식을 되찾은 것은 해가 지고 나서 한참 후의 일이었다. 그는 달빛을 받으며 바다 위를 표류하고 있었다. 양쪽 날개는 납덩어리 같았지만, 그보다도 등을 내리누르는 패배감의 중압감 쪽이 더욱 무거웠다.
그는 좌절된 심정으로 “차라리 그 무게가 자기를 바다 밑까지 부드럽게 끌어내려 그것으로 만사가 끝나게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다.
이윽고 그는 물 속에 흠뻑 잠긴 채 공허하게 울리는 이상한 목소리를 자기 내부에서 들었다. 어찌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는 한 마리의 갈매기일 뿐이다. 원래 네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만약 네가 나는 일에 관해 보통 이상의 것을 배우도록 정해져 있었다면, 눈을 감고도 정확히 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더욱 빨리 날도록 타고났다면, 매 같은 짧은 날개를 갖고 물고기 대신 쥐를 먹고 살았을 것이다. 네 아버지가 옳았던 것이다. 어리석음을 잊어야 한다. 갈매기 떼가 있는 데로 돌아가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만족해야 한다. 능력에 한계가 있는 불쌍한 갈매기로서의 자신에….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